어떤 자재인가
편백 단판을 겉면에 붙인 합판이다. 문을 열었을 때 나는 특유의 향 때문에 붙박이장과 신발장 안쪽, 건식으로 쓰는 욕실 벽면, 다용도실 마감에 들어간다. 겉 한 겹만 편백이고 속층은 다른 수종으로 채워져 있으므로, 통재로 켠 판재나 집성판과 같은 물건으로 보고 성능을 기대하면 어긋난다.
특징
- 향이 선택 이유다 — 이 판을 고르는 사실상 유일한 동기다. 대신 우레탄이나 필름으로 표면을 덮으면 향이 막혀 쓸 이유가 사라진다.
- 향은 옅어진다 —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고, 표면을 살짝 갈아 내면 다시 올라온다. 다만 겉 단판이 얇아 되살릴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된다.
- 물에 강한 편이지만 방수는 아니다 — 나무 자체는 습기에 잘 견디는 축이나 판을 붙인 접착층은 별개다. 물이 직접 튀는 자리는 내수합판에 방수 마감을 얹는 편이 맞다.
- 옹이가 보인다 — 무절 등급이 아니면 표면에 옹이가 그대로 드러나고, 옹이 위에 도료를 올리면 수지가 배어 나와 얼룩이 진다.
- 표면이 무르다 — 침엽수라 긁힘과 찍힘에 약하다. 신발이 닿는 바닥면은 별도 보호가 필요하다.
규격 읽는 법
원장은 1220×2440이고 두께는 5T와 9T 두 가지다. 취급처가 가장 많은 5T가 주력인데, 기존 벽이나 가구 안쪽에 덧대는 마감판이 본래 쓰임이라 두꺼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. 9T는 선반처럼 판 스스로 형태를 유지해야 하거나 도어 속판으로 들어갈 때 고른다. 여기서 두께 숫자는 편백의 양이 아니라 밑판 합판의 두께라는 점이 중요하다. 겉 단판은 어느 두께든 얇게 붙으므로 두꺼운 판을 산다고 향이 세지지 않는다. 향의 세기는 두께가 아니라 표면 가공 상태와 입고 로트에서 갈린다.
시공 요령
- 본드로 면을 붙이고 눌러 고정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. 못 자국이 적을수록 마감이 깔끔하다.
- 재단면에는 속층의 다른 색 나무가 드러난다. 보이는 모서리는 같은 재질의 얇은 띠나 몰딩으로 감싼다.
- 핀을 쓸 자리는 가는 핀으로 최소한만 박고, 자국은 색 맞춘 왁스로 메운다.
- 무도장으로 둘 거면 직사광이 드는 면은 피한다. 빛을 받으면 색이 붉게 돌아간다.
- 반입한 날 포장을 열어 시공할 방에 하루 두고 순응시킨 뒤 붙인다.
고를 때 체크포인트
- 향이 목적인가 — 도장을 씌울 계획이라면 이 판을 쓸 근거가 없어진다.
- 결이 얼마나 진하게 보여야 하는가 — 두께감 있는 결이 필요하면 히노끼 집성판 쪽이 맞다.
- 면 전체를 덮을 것인가 띠로 쓸 것인가 — 부분 포인트라면 히노끼 루버가 시공이 간단하다.
- 옹이를 허용할 것인가 — 깔끔한 면을 원하면 등급을 지정해 발주해야 한다.
- 물이 닿는가 — 젖는 자리면 향보다 방수 대책을 먼저 정한다.